-p.206


-그러니까 문제는 나 자신에게 있는거야.

"말하자면 이런거야, 한 번 고아로 살았던 사람은, 죽을 때가지 고아다, 라는 그런 것. 

나는 이따금씩 같은 꿈을 꾸곤 해. 나는 일곱 살이고, 또 고아가 되어 있어. 외톨이고, 의지할 만한 어른은 아무 데도 없어. 시간은 저녁 무렵이고, 주위는 점점 어두워져 가고. 밤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있어. 늘 같은 꿈이야. 꿈속에서 나는 언제나 일곱 살로 돌아가 있지. 그런 소프트웨어라는 건말이야.

일단 오염되고 나면 새것으로 바꿀 수는 없는 거야."









-p.235


그녀는 말한다.

"인간이란 결국 기억을 연로로 해서 살아가는게 아닌가 싶어. 그 기억이 현실적으로 중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은,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지. 단지 연료일 뿐이야. 신문의 광고 전단지나, 철학책이나, 에로틱한 잡지 화보나,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나, 불에 태울 때면 모두 똑같은 종잇조각일 뿐이지. 불이 '오, 이건 칸트로군' 이라든가, '이건 요미 우리신문의 석간이군'이라든가, 또는 '야, 이 여자 젖통 하나 멋있네'라든가, 그런 생각을 하면서 타고 있는 건 아니잖아. 불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떤 것이든 모두 종잇조각에 불과해. 그것과 마찬가지야. 중요한 기억도,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기억도, 전혀 쓸모 없는 기억도, 구별할 수도 차별할 수도 없는 그저 연료일 뿐이지."

.

.

"만약 그런 연료가 내게 없었다면, 그래서 기억의 서랍 같은 것이 내 안에 없었다면, 나는 아마 아득한 엣날에 뚝 하고 두 동강이 나 버렸을 거야. 어딘가 낯선 곳에서 무릎을 끌어안은 채, 길바닥에 쓰러져 개죽음을 면치 못했겠지. 중요한 것이든 아무 쓸모 없는 것이든, 여러 가지 기억을 때에 따라, 꺼내 쓸 쑤 있으니까, 이런 악몽같은 생활을 계속하면서도, 나름대로 살아갈 수 있는 거야. 더 이상은 안돼, 더 이상은 못 해, 하고 생각하다가도, 어떻게든 그 난관을 넘어설 수 있는 거지."












-

그렇다면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모두가 좀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다.

결과적으로만 본다면, 사람의 기억이-그 기억들이 어떠한 것일지라도. (오염된 소프트웨어같은 기억일 지라도)

어찌되었든 같은 연료로 쓰인 다는 것 아닌가.







-

한 서너곡을 무한반복하여 몇일내내 줄 곧 들어버릇 하는 게 좋다.

몇 일 내내.

한 일주일정도 지나버리면 질리기 마련이지.

하면 다른 곡들을 선별하여 다시 무한반복하여 듣는다.


그러면 그 곡들은, 어느 순간인지 내 기억에 파 묻힌다.

그 노래를 들을 떄 즈음의, 분위기, 날씨, 장소, 주위사람. 따위의 것들.과 함께 같이.


그리고 훗 날에 어느 길가를 스쳐 지나가다가 낯선 사람의 벨소리, 혹은 카페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.등

들려오는 노래와 동시에 그 노래를 들었던 분위기. 날씨. 장소. 주위사람. 따위의 것들이 같이 떠올려 진다. 


그러면 나는 뭔가  행복해진다.

어떤날은 슬픈기억이 떠올라 슬퍼지기도 하지만, 그럴 때는 그 슬픈느낌이 이상하게도 기분좋게 느껴진다.



-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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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노말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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